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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governance

인맥(InMc). 왜 인텔은 맥아피를 9조원에 인수 했나?


미국시간으로 8.19일에 있었던 인텔의 맥아피 인수는 시대의 변화를 실감하게 한다. 인수 금액도 보안과 관련된 기업의 인수로서는 사상 최고가인 77억 달러에 달하고 환산하면 9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금액을 들여 인수한 경우로 여러 가지 시사점이 있을 수 있다.

단순히 금액적인 면에서 바라 볼 것이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의미가 있을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된다. 개인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인텔의 맥아피 인수 관련된 의미를 살펴 보자.



일단 맥아피는 AntiVirus 전문 기업이 아니며 종합 보안 기업이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

백신의 개발뿐 아니라 다양한 보안장비의 개발 및 운용, 보안 서비스를 하는 종합 보안기업이고 유사한 업체로는 시만텍이 있을 수 있다. 국내에선 규모로는 비교하기 어렵지만 안연구소가 비슷한 행보를 하고 있다. ( 안연구소도 백신만을 만들지는 않는다. 일반적으로 V3만을 생각 할 수 있으나 다양한 보안 분야의 하드웨어 제품과 서비스를 현재도 운용 중에 있다.)  CPU를 만드는 인텔과 백신을 만드는 맥아피라는 조합을 보면 CPU 상에서 동작하는 내장형 Anti Virus 제품을 가장 먼저 생각 할 수 있지만 설마 이 정도에 9조원이 넘는 돈을 들이지는 않는다.


CPU와 밀접하게 연관된 보안서비스는 지금도 나와 있고 물론 앞으로도 더 활발하게 출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변화하는 보안의 위협요소들은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발생 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큰 문제들은 계속해서 발생 할 수 밖에 없다. 인텔은 CPU뿐 아니라 다양한 IT 장비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개발한 종합 IT 회사이며 그 중 CPU 부분이 주력 분야라 할 수 있다.

왜 인텔은 맥아피를 인수 했을까? 어쩌면 전문 분야가 다른 상당히 이질적인 회사 일 수도 있는 분야를 9조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으로 인수를 했을까? 필자가 생각 하기에 그 대답은 대단히 전략적인 선택이라는 말로 갈음 할 수 있다. 각 기업의 현재 상황을 간략하게 살펴보고 의미를 새겨보자. 개인적인 관점에서 보는 시각임을 잊지 말자

  • 인텔

한정된 분야에서 인텔은 막강한 힘을 발휘해 왔다. 이제 하드웨어 제품의 벤더로서 주도적인 역할도 점점 줄어 들 수 밖에 없다. 무선 플랫폼의 확대와 CPU 시장의 경쟁구도는 인텔의 입지가 주도적인 입장에서 약간은 빗겨난 상태로 볼 수 있다. 향후에는 입지가 더 좁아 질 수도 있으며 시장의 혁신을 주도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 시장의 혁신을 주도하던 황금 시기는 정점을 지나지 않았나 판단이 된다.  일반 PC 플랫폼의 성장정체와 맞물려 어려움은 가중 될 수 밖에 없고 윈텔이라 불리던 MS와의 조합도 예전 만큼의 시너지를 내지는 못한다고 보고 있다.  유비쿼터스로 대변 되는 향후 미래의 발전상에서 주도적인 아이템이 불확실한 상태다.  그래서 모바일 시장에서의 성장동력 강화와 새롭게 주도권을 쥘 수 있는 분야가 절실하게 필요 했고 또 다른 영향력을 확고하게 하는 것이 필요 했을 것이다. 규모를 키우기 위해 맥아피를 인수한 것은 절대로 아니며 주도권과 영향력 행사를 몇 년 이내에 할 수 있는 계기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인수한 것으로 판단 된다.


  • 맥아피

다양한 보안 분야에 대해서 대응을 하고 특히 AntiVirus 분야에서도 꾸준한 연구와 대응을 해왔다. 그러나 항상 1위 기업인 시만텍에 눌려 있었고 어떤 보안 분야이든 1위는 아니며 2,3위에 랭크 되어 있다. 최근에는 모바일 보안 관련된 보안기업들을 몇 곳 인수를 하기도 했으며 기업용 및 일반 소비자용 모바일 보안 서비스를 제공 하려고 노력을 했었다. 또한  맥아피 자체적으로는 시만텍의 영향력을 벗어나기 위해 모바일 보안 분야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에 있어서 인텔의 결정이 의미를 가질 수도 있다.

맥아피가 진행한 보안 서비스는 백신 이외에도 침입방지 시스템, 네트워크 접근제어, 방화벽 제품들을 개발하여 판매 하고 있고 서비스를 진행 하고 있으며 통합적인 보안을 구성 할 수 있는 라인업을 가진 몇 안 되는 종합 보안 회사이다. 단순한 보안기술과의 연동으로 보기에는 지금의 인수합병과는 괴리감이 있다.

인텔과 맥아피의 현황을 주관적인 관점에서 간단하게 살펴 보았다. 이제는 전략적인 선택의 의미를 알아 보자.

  • 전략적인 선택인가? 분야의 확장인가?

인텔은 새로운 영향력과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분야의 하나로 “보안”을 선택했다.  미래의 성장동력으로서 보안 분야는  발전 가능성도 중요하지만 영향력 측면에서 가치를 발휘 할 수 밖에 없다. 가트너의 보안소프트웨어 시장 예측을 보면 매년 11% 가량의 성장이 예상되고 165억 달러의 시장규모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과연 소프트웨어의 시장 규모가 165억 달러인데 77억 달러의 현금을 주고 1위도 아닌 업체를 인수한 인텔은 무엇을 보았을까?

미래를 위한 전략적인 선택이라는 이면에는 다양한 판단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필자가 보는 관점은 조금 다를 수 있다.


  • 향후 IT 서비스와 실생활에 밀접한 관련을 가질 수 있는 분야로서 하드웨어가 아닌 플랫폼과 서비스라는 점을 인식
  • 무선 및 다양한 유비쿼터스형 장비에도 필수적으로 보안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 했다는 점
  • 향후 보안적인 위협은 IT 서비스의 근간을 흔들 수도 있다라는 판단을 한 것.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점은 주도권을 쥐고 다시 전면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의미 하기도 한다.
  • 인텔의 막강한 라인을 이용한 기업형 통합 보안 서비스 시장 진출 ( 새로운 수익모델 발굴)
  • 모바일 서비스 분야에서의 주도권은 놓쳤으나 이후 파생되는 분야 (위험관리 등)에서의 주도권 확보
  • 단순하게는 인텔의 제품 라인업에 보안서비스와 보안제품을 필수적으로 제공 하여 경쟁력을 확보하고 서비스 차별화를 할 수 있다는 점.


간략하게 위의 여섯 가지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인텔 제품에 기본으로 탑재되는 보안 서비스들은 빠르면 내년 중에 출현을 할 것이다. 또 서비스 형태로 관리 될 수 있는 보안 서비스 제품들도 머지않아 출현 하게 될 것이다. 보안 회사간의 M&A는 일상적으로 있어 왔으며 새로운 분야로 시장 확대를 위해서 보안 회사를 핵심적으로 인수한 기업들도 있었다. ( 구글의 기업형 보안 서비스 시장 진입 – postini 사를 6억2천만불에 인수)

2005년에 했던 향후 시장의 변화 방향 예상은 그리 많이 빗나가지 않았다. 이후로도 계속될 내용들이다. 보안분야를 보강하지 않는 거대 IT기업의 성장은 어려울 것이며 그 과정에 구글이 있고 인텔이 있다.

위협은 계속 되고 위험강도는 점점 더 높아 질 수 밖에 없다.  인텔의 맥아피 인수는 세계적 백신 벤더들에게는 어쩌면 재앙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또 다른 거대기업에서의 M&A 시도로 인해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제 명확해진 사실은 Security는 IT 서비스의 기본이라는 점이다. 시간이 지날 수록 더 선명해 질 것이다.

기업형 보안 서비스 시장의 각축은 시만텍의  1위자리가 위협 받을 것으로 보이며 인텔의 맥아피 라인업의 활용과 결합 정도에 따라 수많은 IT 서비스들이 영향을 받고 자극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 인텔이 현명하다면..

한 분야의 강자에서 IT 서비스 전분야로의 도약을 꿈꾸며 그 발판으로 보안을 선택한 인텔은 맥아피내의 인텔이 될 수도 있다. Intel inside McAfee 또 그렇게 해야만 인텔은 도약이 가능할 것이다. 자신의 전문분야를 고집하는 순간 맥아피 인수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고 제한적일 것이다.

국내의 보안과 IT서비스의 현실은 글로 남기기에도 민망해 따로 적지 않는다. 왜 인텔은 맥아피를 9조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거액에 인수 했는지 사업 방향 확대가 아닌 다른 의미를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해 볼 것을 권고할 뿐이다.

- 바다란 세상 가장 낮은 곳의 또 다른 이름